RSS구독하기:SUBSCRIBE TO RSS FEED
즐겨찾기추가:ADD FAVORITE
글쓰기:POST
관리자:ADMINISTRATOR
WRITING/습작  2011/01/04 04:37
싸샤는 놀라서 물었다.
"인나, 왜 울어요?"
싸샤의 아내, 악산나도 놀랐다. "엄마, 엄마, 갑자기 왜 울어요? 어디 안 좋아요?"
인나의 눈에서는 눈물이 계속 나왔고, 얼굴에 퍼져있는 주름을 타고 밑으로 떨어졌다.
눈물로 가득 차있고, 붉게 충혈된 눈은 사람들과 사람들이 몰고 가는 카트에 고정되어 있었다.

주말이라 대형마트에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 곳 알마티도 많이 변했다. 해외 자본들이 많이 들어오면서, 일반 시민들이 가장 먼저 느낀 변화는 대형마트이다. 뭐든지 다 있는 대형마트. 깔끔하고 쾌적하고 무엇보다 물건이 산더미처럼 많다. 예전에 비해 구매력이 높아진 사람들이 대형카트로 몰려들었고, 주말에는 사람들이 넘쳐났다. 싸샤는 카트를 밀고 계산대로 가야했기에, 장모를 다독여 일단은 움직였다. 인나는 아무 말이 없었다.

물건을 차에 싣고, 집으로 향했다.
인나는 차창에 머리를 기대고 밖을 바라보았다. 휙 휙 지나가는 건물들, 차량들, 사람들이 어느덧 보이지 않게 되고, 인나 앞에는 30대 중반 여자가 보였다. 자녀를 몇 명 낳아 살이 찌기 시작하고, 할당 노동 덕에 검고 뭉툭해진 손가락의 여자. 바로 20년전 자신의 모습이었다.

인나는 고향 타라즈에서 수로 건설에 수년간 동원되었다. 그건 부당한 일이 아니었는데, 당시 누구나 하는 일이었다. 물론 특별한 '연'이 없는 일반인들에게 해당되는 말이다. 인나는 누구보다는 성실했다라고 말을 하지 못하겠지만, 지시를 받은 업무는 완수를 했고, 그렇게 수십년이 지나 연금 수령자가 되었다.

딸이 커서 알마티에 있는 대학에 진학을 했고, 알마티에서 결혼을 했다. 시간이 많이 흐른 것이다. 결혼한 딸이 살고 있는 모습을 보기위해 난생 처음으로 타라즈를 벗어나 여행을 하게되었다. 버스로 장장 8시간...그것도 버스가 중간에 고장이 나면 더 걸릴 수 있다.

알마티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컸다. 그리고 타라즈와는 많이 달랐다. 알마티에 도착하자마자 받은 첫 느낌은 도시가 밝다는 것이었다. 타라즈에서는 밤이 되면 도시가 어두워진다. 딸 부부와 함께 간 쇼핑 센터에는 사람들도 많고, 차도 많다. 어디에서 다들 그런 재산이 생긴걸까? 인나는 이해하려고 노력했지만, 이해할 수 없었다.

쇼핑센터에 들어가면서 그곳에 쌓여있는 물건의 양, 종류에 첫번째로 놀랐다. 더욱 놀란 것은 가격이었다. 자신의 연금으로는 살 수 있는 물건이 몇 개 안 되었다. 그러나 그것보다 인나가 가장 놀란 것은 사람들이 산 물건의 양이었다. 사람들이 끌고 다니는 카트 안에 쌓여있는 음식, 물건 값은 대강 계산해보아도 자신의 한 달 연금을 훌쩍 넘을 것 같았다. 그런 물건을 고르고, 아무렇지도 않게 계산을 하는 것을 보고 인나는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자신은 평생을 정부에서, 당에서 지시한 일을 해왔지만, 지금에 와서는 이런 쇼핑 센터에 들어올 수도 없는 존재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노보다는 자신의 처지에 대한 서글픔이 앞 섰다.

어느덧 사람들의 카트와 그 안의 물건 대신에 지난 날들의 일들이 눈 앞에 보이기 시작했다.
(계속)

2011/01/04 04:37 2011/01/04 04:37
http://www.filliads.com/trackback/34
[Login][OpenID?]
Filliads:Music is God's face....John McLaughlin
Music is God's face....John McLaughlin
ALL (79)
in Kazakhstan since Feb. 2009 (7)
Music (11)
WRITING (13)
PHOTO (48)
«   2012/02   »
Sun Mon Tue Wed Thu Fri Sat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1. 2011/09 (6)
  2. 2011/07 (8)
  3. 2011/05 (6)
  4. 2011/04 (3)
  5. 2011/03 (11)
믹시